​신이피

   '이성적, 객관적, 평균적’이라는 단어 아래에 자행되는 관찰과 실험들, 그리고 과학자의 전지적 시점은 신이피의 작업을 관통하는 모티브로 기능한다. 작가는 인간 중심적 사고로는 더이상 그 어떤 대상을 해석하거나 위치시킬 수 없음을 역설하며 선형적으로 읽혀져왔던 자연과 인공, 개인과 집단, 삶과 죽음의 지형도를 영상이라는 매체로 자유롭게 횡단한다.

다리의 감정 (Emotion of leg), FHD싱글채널영상, 2018
다리의 감정 (Emotion of leg), FHD싱글채널영상,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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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의 감정 (Emotion of leg), FHD싱글채널영상, 2018
다리의 감정 (Emotion of leg), FHD싱글채널영상,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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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한 지연 (An unjustifiable delay), 박제・유리・스테인리스, 100x100x160cm, 2019 (전시작이 아닙니다.)
부정한 지연 (An unjustifiable delay), 박제・유리・스테인리스, 100x100x160cm, 2019 (전시작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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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의 감정 (Emotion of leg), FHD싱글채널영상, 2018
다리의 감정 (Emotion of leg), FHD싱글채널영상,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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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의 감정>(2018)

   작가의 독일 베이시스(Basis) 레지던시 기간에 제작된 <다리의 감정>(2018)은 역사, 정치, 과학적인 이야기들을 한데 엮어 마비되고, 박제되고, 추모되는 덩어리를 낱개로 풀어헤친다. 

   다리의 존재는 쉽게 인지되지 않는다. 수뇌의 신호를 전달받아 움직임을 뱉는 수동적인 말단 기관일 뿐인 다리. 온전한 몸에서 잘려나가는 순간 우리는 그것이 실존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잃어버리고, 잊어버리는 때가 되어서야 인식되는 다리는 하나의 완결된 몸이라는 전체, 더미, 집단에서 그 존재가치를 부정당한다. 그러나 핀에 꽂혀 박제 당한 벌의 몸뚱이에서 여전히 진동하는 것이라고는 다리 뿐이다. 물리적인 죽음으로 중심부의 작용이 정지되었으나, 다리는 무언가를 알아차려 달라는 아우성을 내지르는 것처럼 떨림을 멈추지 않는다. 천오백명의 유골을 매장한 에거 강 동쪽의 돌 하나에도 다리는 존재한다. 추모된 희생자 개개인 모두가 여전히 진동하고, 감각하고, 표현하는 다리를 가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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